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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출판사 편집자로서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고 나면 김민정 시인(난다 출판사 대표)의 또 다른 마감이 시작됐다. 신문을 찍지 않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2012년 1월 2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국일보 '길 위의 이야기'에 글을 싣기 위해서였다. 김이 폴폴 나는 콩나물국밥을 앞에 두고 혹은 달리는 택시 안에서, 휴대폰 블랙베리 자판을 30분 남짓 두드려 써내려간 680자 분량의 글. 드라마 '쪽대본'처럼 써서 본보 문학 담당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고 나면 그날 마감은 비로소 끝. "680자 쓰기, 까짓것 뭐 어렵겠나 싶죠. 읽기는 참 쉬운데, 직접 써보면 제일 힘들다고요."
김 시인은 한국일보에 "3개월 쓰기로 시작한 연재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며 "그래도 한국일보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못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쓴 266편은 최근 '말이나 말지'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김민정 시인이 2012년 1월 2일부터 매일같이 연재했던 한국일보의 '길 위의 이야부천출장샵기' 첫 번째 글
책으로 낼 생각은커녕 하드디스크에 원고로 존재조차 않던 "신변잡기 글"이 13년이 지나 다시 빛을 본 것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편집자 선배가 남긴 출판 제안서 속 편지가 김 시인의 마음을 움직인 덕분. "각자의 '다르마'가 있단다. 너만이 해야 할 일, 세상 속에서 만들어 나갈 너만의 질서가 있단다."
책에는 "말린 고추처럼 끄트머리가 꼬부라진", "고슴도치 같은 시"를 쓰던 30대의 시인이 살아간 순간순간이 오롯이 담겨있다. 말안산출장샵 그대로 살아서 펄떡이는 글들이다. "저라고 문학적 사유가 담긴 멋들어진 산문집 내고 싶은 생각 왜 없었겠느냐"는 시인의 항변. "매일 쓰다 보니 오감을 모두 열어두고 뒤통수에까지 눈을 달고서 뉴스나 남이 하는 말, 간판과 메뉴판의 활자까지, 볼 수 있는 건 다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다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글이 좀 거칠고, 아이들처럼 감정적인 면도 있었죠."